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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의 공부/입양하기 전 읽어주세요.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어요! 입양 구매의 차이

by 량집사 2020. 2. 24.

  티비를 틀었는데 어느 연예인의 반려묘가 나옵니다. 너무 이쁘죠. 애교도 많고 도도한 자태의 고양이. 화면 속 고양이와 함께 하는 일상이 포근하게 느껴지다가 어느순간 부러워집니다.

 

 

'나도 고양이 키우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을거에요. 그러면 고양이를 입양하기 위해서 뭐부터 준비해야할까요? 캣타워 사기? 인터넷 검색하기? 고양이 카페에 가입하기? 뭐부터 준비하던, 일단 마음이 막 설레기 시작하죠. 

 

 그런데, '입양'이란 뭘까요? 

 그냥 고양이를 데려오는거 자체가 입양아닌가? 입양의 뜻이 중요한건가? 싶으실거에요. 

 

입양의 사전적 의미는 '양자로 들어감. 또는 양자로 들임', '양친과 양자가 법률적으로 친부모와 친자식간의 관계를 맺는 신분 행위' 라고 나와있어요. 사람의 경우에만 설명이 되어 있네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입양에는 금전적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사람인 경우에도 아이를 입양할 때, 자격 검사와 그에 따른 서류 혹은 검사 비용 등이 들지언정 아이 그 자체를 돈으로 매매하지는 않죠. 설사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떳떳하게 행동하진 못하구요.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양은 금전적 거래 없이 입양 신청자가 해당 동물의 보호자가 될 자격이 있는지 검사한 후 계약서를 작성합니다. 

 

 

즉, 입양은 시 보호소, 개인 보호소, 개인 임시보호처, 유기동물을 직접 구조, 임시보호 연계 매장(훈련소, 유기동물 카페 등)에서 가능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곳들은 모두 금전적 거래 없이 면담과 인터뷰를 통해 입양이 이루어지며 소량의 책임비가 발생하더라도 계약서의 내용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가치로 돌려받게 됩니다. 돈으로 돌려주는 경우도 있고, 동의를 받아 기부를 한다던가 입양한 개체의 병원비로 돌려받기도 해요. 

 

그런데 우리는 아주 간단하게 동물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알고 있어요. 길거리를 걷기만 해도 귀엽고 작은 새끼 동물들을 접하게 되는 곳. 바로 펫샵입니다. 며칠 전 한 방송에서도 유명 가수 분이 펫샵에서 생후 한 달령으로 보이는 포메라니안을 분양받아 데리고 나왔었죠. 

 

펫샵은 이렇게 아주 작은 새끼들이 최소 2단부터 최대 4단까지의 유리 진열장에 전시되어 판매되는 곳입니다. 그럼, 펫샵에서 데려와도 입양인가요? 아니요. 펫샵에서 데려오는 것은 입양이 아닙니다. 

 

펫샵에서 동물들은 일종의 재화입니다. 돈이나 값나가는 물건일 뿐이에요. 그 곳에서 값을 치르고 동물을 데려온다면, 상호간에 내가 데려오는 이 동물을 재화로 취급하는데 동의한 것이 됩니다. 즉, 재화로 취급해 동물을 데려온 것은 입양이 아닌 구매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이 가족이나 생명이 아닌, 개인의 재산에 속하긴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반려동물에게 해를 끼치면 폭행죄나 학대죄가 아닌, 재산손괴죄 정도로 처벌받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나라가 반려동물을 재산으로 취급한다고 해서 내가 반려둥물을 재화로 보고 구매한 행동이 '입양'으로 정당화되진 않습니다. 여전히 구매라고 보는게 맞아요. 

 

그깟 단어가 뭐 그리 중요하다고 이렇게 깐깐하게 굴까요? '인생 피곤하게 산다' 싶을 수도 있고 '아무렇게나 얘기하면 뭐 어때서'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저는 이 사소한 단어 선택 하나하나가 동물 복지의 시작이고 동물 학대를 막는 아주 작은 돌덩어리라고 생각해요. 아주 작은 부분부터 바꿔나가야 구조적으로 튼튼한 동물 복지 국가가 될 수 있겠죠. 사람의 어휘 하나, 단어 하나, 음절 하나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청자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더 나아가 그 사회 분위기를 이루기도 해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소통의 동물이니까요. 

 

내 가족을 '입양' 할 것인지, 아니면 재화를 '구매'할 것인지는 온전히 본인의 선택입니다. 다만 윤리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펫샵에서 '구매'한 동물을 '입양'했다고 하진 마세요. 반려동물 입양을 준비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으니까요.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싶은 여러분은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살고 싶으신 건가요? 아니면 이쁘고 귀여운 재화를 소장하고 싶으신 건가요?

 

입양과 구매의 차이, 이제 확실히 아시겠죠? 

 

오늘 포스트의 주제는 '입양과 구매의 차이' 이기 때문에 여기서 마무리하고 펫샵의 동물학대와 윤리적 책임은 다음 포스트에서 다루도록 할게요:-)

 

공감과 궁금한 점 댓글은 언제든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