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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덩이 돼지와 막내/베란다 일상

배고픈건 똑같다

by 량집사 2020. 1. 14.

아로마 수업 끝나고 8시 반에 천안 도착. 부모님이랑 같이 집에 왔더니 어느덧 10시 반이었어요. 밥 달라는 리양이 간식 딱 하나로 달래고 서둘러 생식 해동해서 미지근하기 뎁혀 줬더니
이번엔 밖에서 배고프다고 우는 막내 소리를 듣고 후다닥 나가서 사료에 트릿 부셔서 올려주고 들어옴... 아직 옷도 못 갈아입었어요ㅠㅠ

밥 달라고 앉아서 시위하는 리양
밥 달라고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막내

세상에. 아침을 안 준 것도 아니고 리양이는 점심에 먹을 사료 조금 부어놓고 가기도 했는데. 심지어 다 먹어 놓고는!

집에 와서 저는 완전히 대역 죄인이 되었습니다...ㅠㅠ
둘이 성격도 다르고 나이도, 살아온 환경도 달라서 밥 달라는 표현도 완전히 다르지만,

둘 다 똑같이 배가 고프니까 이렇게 표현 하는 거겠죠.

이럴 땐 집냥이 길냥이 이름이 나눠졌다고 다를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둘 다 배고프다고 이렇게 또렷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길고양이를 오래 돌보다보니 이제 막내랑 돼지는 뭐라고 소개해야 할 지 구분이 모호해지고
그만큼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심숭생숭해요.
내가 잘 해주고 있는걸까, 왜 나는 이 아이들과 함께 잘 수 없을까.

막내랑 돼지는 아직도 마을의 2/3를 구역으로 삼고 돌아다닐 정도로 구역대장 남매에요. 길냥이 계의 현역이죠.
이런 아이들을 지금 집 안으로 들이는건 아이들에게도 마을 고양이들에게도 혼란만 줄 것 같고
제가 생각하기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나이가 더 들어 체력이 쇠퇴해서 구역이 줄어들면 서서히 실내로 들여 길냥이 삶을 은퇴하게 하는게 옳은 것 같아요. 치명적인 부상을 입지 않는 이상은요.

물론 아직 부모님께서 반대하고 있기도 하구요. 제가 독립하는 날이 막내랑 돼지가 길냥이 생활을 은퇴하는 날이 될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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