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덩이 돼지와 막내/베란다 일상

돼지와 막내 일상

by 량집사 2020. 2. 18.

  눈이 오기 전, 날이 따듯했을 때 찍은 사진들이에요. 날씨가 풀리니까 둘 다 컨디션이 좋았는데 갑자기 눈이 오더니 추워져서 둘 다 힘들어했어요. 얼른 날이 풀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상 사진을 올려요:)

 

 

 

  요즘 약 먹고 구내염 조금 좋아지니까 바로 또 발정이 와서 꺼츠 그루밍 중인 돼지... 중성화를 해 줘야 하는데 지금 돼지의 건강 상태론 수술이 무리라서 못 하고 있어요. 또 구내염이 있기 때문에 어차피 발치를 해야 하는데 현재 경제 상황으로는 발치 수술을 할 수 없거든요. 발치 후에는 밖에서 살기 힘들기 때문에 실내로 입양 해야하는데 현재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상황에선 불가능하고요. 

  이미 길에서 5년 넘게 살고 있고 구내염까지 있어 신장 수치가 안 좋을게 뻔한데, 중성화와 발치 수술 두 번 마취를 하느니, 한 번 마취해서 부담을 줄여주는게 돼지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제가 두 아이까지 책임질 수 있을 때 한 번에 해주려고 해요.  

 

 

 

  구내염은 침이 끈끈하게 변하고 입도 아파서 그루밍하기를 꺼려하는데 일단 이렇게 그루밍이라도 한다는 건 구내염이 많이 좋아졌다는 증거에요. 물론 털은 떡지지만... 돼지가 아프지만 않다면 털이 떡지는거야 무슨 문제인가요:D

 

 

 

  돼지는 항상 일정거리를 유지하지만 막내는 제 옆에 찰싹 붙어있어요. 날씨 좋은 날 제 아래에서 발라당하는게 특기이자 취미인 막둥

 돼지도 한 번 발라당 할 때는 꽤 격하게 하는데 막내도 엄청 격하게 해요. 리양이 앞에서 발라당 댄스 추다가 얻어맞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닐 정도.

 

 

 

  요즘 막내가 좋아하는 장소에요. 밭에 깔아둔 게 작물이 얼지 않도록 겨우내 덮어두는 보온 천(이름이 따로 있는것 같은데 모르겠네요.)인데 깔고 앉으면 따듯한지 막내가 자주 누워서 자기도 해요. 

  이렇게 보면 또 애교쟁이 막둥이가 아니라 잘생기기만 한 황금 막내로 보여요. 멋있고 위엄있고 혼자 다 하는 막내.

 

 

 

  같은 날 저녁 사진인데 돼지가 요 며칠 자꾸만 지붕을 타고 내려오더라고요. 옆집이 지금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인데 세간 살이는 좀 남아있어서 돼지가 따듯한 곳을 찾아 옆 집 안에서 자거든요. 그런데 내부에서 어떻게 지붕 위로 올라가는지 모르겠네요..? 저도 옆집에 들어가 본 적은 있는데 올라갈만한 길이 안 보이던데... 아무래도 사람이 보는 것과 고양이들이 보는 시각은 다르겠죠. 어딘가 길이 있으니 올라갈테지만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네요. 

 

 

 

  밥 먹으러 왔다가 리양이를 마주쳤어요. 리양이가 따라 나와서 들여보낼려고 하는데(저는 고양이 산책 및 산책&외출 전시를 반대하기 때문에 리양이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돼지가 리양이한테 꽤 빠르게 다가오더니 앞에 이렇게 착! 하고 앉더라고요. 

 저는 그동안 돼지가 리양이를 까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거죠. 돼지는 어릴때부터 봤던 리양이를 어른 고양이라고 생각하고, 또 기억하고 있었나봐요. 나중에 합사할 때 큰 갈등은 없을 것 같아 안심됐던 순간이었어요. 

 

 지금은 막내와 돼지를 정식으로 입양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제가 독립하게 되면 실내 고양이로 입양할거에요. 그동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케어를 해 줄거고요. 이런 부족한 보호자인데도 저를 믿고 따라주는 세 고양이가 얼마나 소중하고 또 고마운지....

 얼른 일이 잘 풀려서 막내랑 돼지, 리양이가 실내에서 함께 있는 모습을 블로그에 올리고 싶네요:)

'금덩이 돼지와 막내 > 베란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내랑 노는 시간  (0) 2020.04.05
따듯한 날 돼지의 하루  (0) 2020.02.19
돼지의 아침  (0) 2020.01.30
그만 아팠으면...  (2) 2020.01.15
배고픈건 똑같다  (0) 2020.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