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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고양이 리양/일상과 관리

지방종 제거 수술기(1)

by 량집사 2020. 5. 14.

 

지난번 포스트에서 올렸듯이
리양이는 지방종 제거 수술을 하기로 했어요.
오전에 일이 끝나고 다음날 시간이 많이 비는
토요일에 예약을 잡아 놨습니다.
생애 두 번째 수술이라(첫번째는 중성화)
전 날부터 많이 준비를 했어요.

수술 부위를 명확하게 보고자 털도 밀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큰 거에요..!!
원래 수술하려면 더 넓게 밀어야하는데
이상하게 손이 안 나가서 그냥 저기까지...

이동장도 전 날 미리 준비 해놔서 당일에
고양이가 도망가거나 숨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실 저는 평소에도 이동장을 넣어놓지 않고 꺼내놓는데요.
(들어가던지 말던지~ 하는 마음으로)
병원 가기 전 날 그냥 괜히 한 번 만져보고 위치도 바꿔놔요.
그럼 그 순간 낌새를 눈치채고 리양이가 도망가는데
사실 병원 가는건 다음 날이잖아요ㅋㅋㅋ
이동장을 만졌는데 병원에 안 가니까 의아해하다가
긴장을 풀어요.
그러면 다음 날 예고없이 안아서 이동장에 쏙 넣기!
제가 잘 쓰는 방법이에요😜

 

수술 당일 토요일
리양이는 오후에 수술하기 때문에
아침에는 평소 먹던 양의 반만 주기!
오전에 수술 들어가면 아침은 굶어야해요.
그래서 리양이는 아침 생식 30g만 먹었어요:)

이후 오전 알바를 끝내고
미리 렌트해 놓은 차를 찾으러 갔어요.
가족들 다 그 날 시간이 안되서 못 태워다준다는거에요.

택시를 타도 됐지만 내 돈 내고 타는데도
이동장 들고 타면 눈치주고...심지어 저는 승차 거부당한적도 있어서(콜 택시 불러서 타려니까 거부)
너무 싫더라구요. 심지어 그냥 진료도 아니고 수술인데 잘 잡히지도 않는 택시 부르고 기다려야하고
타면 또 이런저런 얘기 들어야 할테고...

리양이도 스트레스 저도 스트레스라
그냥 차를 렌트해서 운전해 왔다갔다 하기로 했어요
쏘카 6시간 렌트해서 약 4만원 정도?

완전 빡친 리양


일년 반만에 운전하는 거였는데 초반만 조금 헤매다가
한 번 도로에 진입한 순간부터는 순조로웠어요.

그렇게 렌트한 레이를 끌고 집으로 가서
리양이 들쳐업고 이동장 차에 실은 뒤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병원에 도착했어요.

모든게 다 싫음 상태


피 검사하면서 라인을 잡아 놓는데(카테터 삽입)
평소에는 그냥 피만 뽑고 빠지던 게
계속 남아있는 느낌이 싫었는지 반항을 좀 해서
처음엔 카테터가 빠지고 두번째엔 살짝 발작 비슷한 모습을 보여서 결국 좀 더 노련한 테크니션 쌤이 오셔서 보정한 뒤에야 성공했어요ㅠㅠ

평소 병원에서 얌전하고 주사든 채혈이든 한 번에 성공하던 리양이였는데
수술을 앞두고 이렇게 반항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당황스럽고 걱정되더라구요.

평소 안 보이던 모습을 보여주니 또
이런저런 상상이 뭉글뭉글 피어오르고
머릿속은 혼잡하고 난리에 난리...

혈액검사 상 글로불린(면역 단백질) 수치가 높았는데
저도 원장님도 지방종 때문에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라 수술 끝나고 한 달 정도 지난 뒤에 다시 감사해보기로 했어요.
그 외에는
일 년 가량 속썩였던 백혈구 수치도 4.8 대로 안정권
잠깐 안좋았던 크레아틴 수치도 다시 정상
다 양호한 상태라서 바로 수술 준비에 들어갔어요.
그렇게 약 3시 쯤에 수술 들어가고

당일에 바로 퇴원하기로해서
(리양이는 페르시안이라 스트레스에 유독 위험해서 그냥 집에서 케어하는 쪽으로)
수술이 끝나고 마취가 풀리는 5:30 이후에 데리러 갔어요.

※떼어낸 조직 사진이 있어요!!※

제거된 지방종


리양이는 당초 예상보다 더 크게 절개를 했고
근육의 일부도 조금 떼어냈어요.
근육 사이에 있는 지방층에서 비정상적으로 지방이 자라난 상태라 어쩔 수 없다고 해요.

그렇게 총 12바늘을 꿰매고 등 한 가운데다 훤하게 밀린 채
리양이는 저에게 안겼습니다ㅠㅠ

집으로 오자마자 마취도 안 풀린 몸으로 막 기어다녀서
계속 지켜보느라 이 사진만 겨우 찍었어요.

이렇게 기어다니다가
다리에 힘이 좀 돌아오니까 화장실 가서 감자 한 무더기를 만들고 나오더라구요.
리양이가 나이가 조금 있는 중년묘라서 수액을 좀 오래 맞췄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 것 같았어요.

이후엔 계속 마취가 안 풀려서 돌아다니다가
어느정도 풀리니까 잠을 계속 잤어요.
수술 다음날 부터는 2편에서 계속 얘기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