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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덩이 돼지와 막내/관리법

3일만에 들어온 돼지

by 량집사 2020. 1. 10.

요 며칠 비가 왔죠. 그동안 돼지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원래 비가 심하게 올 때는 잠깐 숨어있다가 약해지면 와서 밥먹고 그랬는데 이틀 내내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도 한 번을 안 오더라구요.

왜 안 오지...구내염이 심해졌나, 추워서 안 나오는건가, 몸은 괜찮을까.
온종일 돼지 걱정만 하다가 막내 오면 막내 밥 챙겨주고. 혹시나 새벽에 오진 않을까 자기 전에 돼지 밥그릇에 사료 채워놓고.

그랬더니 어제 오후, 비가 다 그치고 나니까 와서 마당에 앉아있더라구요. 이 놈 새끼 걱정이란 걱정은 다 하게 만들어놓고 생각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와줬어요.

춥긴 했는지 쩝쩝거리는 증상은 심해졌는데 유연 현상도 보이지 않고 사료도 아직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해요.
돼지는 꼭 이렇게 며칠씩 안 보이다가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오는데 그럴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는건...ㅠㅠ

비가 그치고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것 같아서 오늘 병원에 가서 구내염 약을 타 왔어요. 일단 하루에 한 번으로 줄여서 줄 생각이에요. 아침엔 보조제, 저녁엔 구내염 약 이렇게 주려구요.

약을 타러 병원에가서
돼지가 먹는거에 비해 살이 안 찌니까 혹시나 약에 진통제가 들어가있나(진통제는 설사를 유발하기도 해요.) 물어봤는데 따로 말 안 하셔서 진통제는 안 넣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럼 왜 살이 안 찔까요ㅠㅠ 하면서 테크니션 쌤이랑 얘기를 나눴는데 그걸 진료실 안에서 들으셨는지 원장쌤이 약 제조를 다시 해주시고 일주일 동안 경과를 지켜보면서 조금씩 약 구성을 손보자고 해주셨어요.

돼지가 손을 타지 않아서 병원에 데려가보지도 못 하는데 이렇게 신경 써 주시니 믿음이 갈 수 밖에요.
(돼지는 초반에 동영상과 사진으로 간접 진료를 받은 후 약을 받았어요. 저와 같은 이유로 약만 타야 한다면 꼭 충분한 동영상과 사진을 확보한 후에 간접 진료라도 보시고 약 제조하세요!)

앞으로 살 통통하게 오른 돼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기를:)